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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참 꿀꿀한 제목이다. 형에게 가장 먼 미래는 언제야? 내일... 오늘이 지나야 다가오는 내일은 그들에게는 정말 멀어 보인다.기수와 종대.오늘이 지나야 다가오는 내일이,오늘이 힘겹기만한 그들에게 먼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이 영화를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90년대 한참이었던 담론도 그 중 하나였다.사회를 의미하는 아버지,이 영화에서 아버지로 비춰지는 사회는 종대에게 상처만을 강요하는 곳이었다.어린 종대에게 화투를 가르치던 생부와종대의 엄마에게 상처를 주고, 간접적이나마 그 상처를 기수와 종대에게도 전염시켰던 사우나 방 사장 역시종대에게 바람직한 사회가 되어주지 못했다.그러고보면 이 영화에서 비춰지는 사회는 병들었거나어른이 없는 사회이다.그 안에서 종대에게 버팀이 되어주는 건 기수 뿐.하..
子曰 不患無位요 患所以立하며 不患莫己知요 求爲可知也니라공자가 말했다. 지위가 없음을 근심하지 말고 설 수 있는 바를 근심하며, 자기를 알아주지 않음을 근심하지 말고 알려질 수 있음을 구해야 한다.
이윽고 못은 원래의 정적을 되찾았다. 산도 골짜기도 이제 저녁안개에 싸이기 시작했다. 움직이는 사물이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먼 곳에서 들려오는 폭포소리는, 천년이고 만년이고 변하지 않을 리듬으로 여전히 내 심장과 박자를 맞추고 있었다.나는 그만 그 바위 위에서 낼오려고 유카타에 묻은 흙을 털어냈다. 문득 발치에 눈길을 주자 하얗게 건조된 바위 위에 다니무라 씨의 유품이 남아 있었다. 검푸른 색 표지의 탐정 소설과 그 위에 오도카니 놓인 유리로 된 눈알. 그 희끄무레한 유리 눈알이 잔뜩 흐린 하늘을 응시하며 무언가 신비한 전설에 대해 속삭이는 것만 같았다. - 에도가와 란포, 단편 중에서, 두드림, 2010- 사건 해결을 중심으로 한 추리 소설은 재미있다.머무르는 틈이 없이 사건의 중심에 있는 인물..
수유리 집에서 새우던 밤들을 기억해.캄캄한 거리를 헤매다 돌아온 새벽,수도꼭지를 틀어 찬물을 마시고, 얼어붙은 얼굴을 씻고,건너편 동네에 불빛들이 밝혀지는 걸 지켜봤어.정희네 부엌에도 불이 켜졌을까, 생각하면서. 무한히 번진 먹 같은 어둠 속에 우리가 살고 있다고 삼촌은 말했지.생명이란 가냘픈 틈으로 이 모든 걸 지켜보고 있지만,언젠가 우리한테서 생명이 꺼지면 틈이 닫히고,흔적 없이 어둠 속으로 스며들게 될 거라고.그러니까, 생명이 우리한테 있었던 게 예외적인 일, 드문 기적이었던 거지.그 기적에 나는 때로 칼집을 낸 거지. 그때마다 피가 고였지. 흘러내렸지.하지만 알 것 같아.내가 어리석어서가 아니었다는 걸.피할 수 없는 길이었다는 걸....... 지금 내가, 그 얼음 엎인 산을 피하지 않으려는 것처럼..
세상에는 흔히 글 쓰는 것을 작은 일로 여기고 소홀히 하는 사람이 있다.그런 사람은 문학을 한갓 유희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글을 통하지 않고서는 올바른 길을 밝힐 수가 없으므로 문학과 생활은 밀접히 연관되어 있어 조금도 떠날 수 없다. 옛글의 문체란 신기하던, 바르건, 짙건, 연하건, 상세하건, 간략하건 경우에 알맞게만 쓸 것이요, 일정한 규칙은 없다.요컨대 글을 쓰는 목적이 네 가지 있으니 진리를 밝히는 것, 세상을 건지는 것, 숨은 것을 발견하는 것, 풍속을 바로자는 것이다.이 네 가지 목적이 명확하게 들어 있고그다음에 여러 가지 수법과 규칙으로 다듬으면 이러한 글이야말로 세상을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되며 후세에 길이 전할 것이다. ..
10월영흥도의 바닷가에는 돌멩이가 많았습니다.맨들맨들 윤이 잘 난 돌멩이 하나주머니에 넣었다가그 바다에 돌려주고 왔습니다. 파도 소리 들으며제 몸을 둥글둥글 다듬었을 그 돌이내 방으로 따라와바다를 그리며단단하게만 메말라갈까 봐물기 걷힌 그 돌을바닷가 물기 어린 그 기슭에 풀어주었습니다.
하늘 맑은 날도 흐린 날도기분 따윈 전혀 상관 없어아플 때도 슬플 때도 살아야만 하니까 다 그렇더라 외롭더라조금 더 못난 나만 힘들더라끝 난거다 이젠 없다 마음 닫지만어느새 너를 봐 내 마음대로 날 어쩔 수 없잖아모른 척 돌아서지마 난 어느새 너를 봐내 마음 나도 날 어쩔 수 없잖아바라만 보고 있는 나 이렇게 널 때론 행복도 낯설더라 난 나를 잊고 살아왔어지나간 기억들이 하나, 둘 불 켜지네어느새 너를 봐 내 마음대로 날 어쩔 수 없잖아모른 척 돌아서지마 난 어느새 너를 봐내 마음 나도 날 어쩔 수 없잖아바라만 보고 있는 나 이렇게 널지금 너를 이대로 그냥 지나가면 이번마저 추억으로 남으니함께 들어야할 노래, 숨겨둔 많은 고백남은 후회 없도록 모두 다 말 할래어느새 너를 봐 내 마음대로 날 어쩔 수 없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