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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소풍>

아직 오늘 중 2024. 2. 17. 23:33

출처 - 영화 '소풍' 다음 검색

간만에 영화관에 갔다.

엄마가 보고 싶으시다고...오랜만에 엄마와의 데이트였다.

주연 배우들만 보아도 대충의 스토리가 그려지는 영화였는데

예상보다 담백하게 그려져서 좋았던 거 같다.

중간중간 나오는 웃음포인트들도 잔잔해서 중간중간 자주 웃기도 했다.

 

그리고 영화를 보고 나서 들었던 생각은,

어쩌면 나는 노년의 삶을 그저 생존의 한 모습처럼 생각했던 게 아닐까, 싶었다.

죽음이라는 삶의 마침표 앞에는 노년이라는 과정이 있기 마련이다.

그 노년이라는 시기 역시 삶의 테두리 안에 있음이 분명한데

그 시기의 삶 역시 자유와 선택, 행복에 대한 추구의 욕구가 분명 있을텐데

왜 나는 그 욕망이 거세된 존재로, 노인을 생각했던 걸까, 싶었다.

우리에게 남은 자연이라는 환경 속에

리조트, 콘도라는 관광 시설들을 짓고

그 시설들은 이용할 만한 경제적 능력을 가진 사람들의 한철 편의를 위해

자연을 일상으로 알고 살아가는 그곳 사람들의 삶을 강제적으로 변형시키듯

부모로부터 경제적으로, 심리적으로 완전히 독립하지 못한 자식들은

본인들의 욕망을 위해

노년의 평안한 삶을 누리려야 할 부모의 집을 수단으로 삼고

그 부모의 남은 여생을 강제적으로 변형시킨다.

이러한 병치된 설정이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녹아있어 더 감상하는 묘미가 있었던 것 같다.

사람이 나이를 먹는다는 것,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라는 것은 물론 개인적인 일일 것이다.

그러나 고령화 사회에 대한 문제를 이야기하면서

노인들의 삶의 질에 대해서 사회가, 정부가 고민하지 않는다는 것은 눈 감고 아웅하는 일일 것이다.

어쩌면 국가가 노인들에 대한 복지를 늘리고, 인간의 존엄을 누리며 생활할 수 있는 요양 시설을 늘리는 것도

출산장려정책의 하나가 되지 않을까 싶다. 

내 노년을 나 혼자 준비지 않더라도 노령기가 생존기가 아닌

여전히 내 삶을 유지하고 살아갈 수 있는 안정적인 시기가 된다면

미래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덜어질테니 말이다.

아름다운 풍광과 함께 뭉클하면서도 작은 울림이 있는 영화를 봐서 매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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