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락방
영화 <왕과 사는 남자> 본문
요즘 엄청 화제인 <왕과 사는 남자>
지난 설 연휴 때, 진짜 오랜만에 가족들과 영화관에 가서 관람했다.
익히 알고 있는 역사적 내용이라 하더라도
세부적인 요소들에 상상력이 들어가 창작된 내용들은 미쳐 보지 못했던 부분들을 알게 해 준다.
청령포에도, 장릉에도 갔었고
분명 그곳에 세워진 안내문을 읽었는데도 영화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이 부분 부분 새롭게 느껴졌다.
무미건조한 역사적 서술은 쉽게 잊히지만
생생한 사람의 이야기로 전달되는 내용은 더 오래 남는 것 같다.
배우 유해진의 얄밉고 익살스러운 연기도,
절망이 가득했던 눈동자부터 의지를 채워가는 빛나는 눈빛 연기를 보여준 박지훈 배우의 연기도...
새로운 한명회의 이미지로 회자되는 유지태 배우도 모두 인상적이고 좋았다.
가볍고 따뜻하고 감동적인...
심지어 AI로 구현되었을 호랑이도 인상적이었다.
그럼에도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호랑이와 맞닥뜨린 동네사람들과 단종 부분이었다.
호랑이와 대치된 상황에서 두려움에 덜덜 떨면서도 다른 사람들을 감싸며
자신은 살 만큼 살았으니 어서 자기 손자를 데리고 도망가라며
자신을 희생하려 했던 동네 할아버지(오달수 역)...
<희생>없이 자기가 원하는 것만을 얻고자 하는 얌체들이 우리나라 지도층에 많아서일까.
여러 영화에서 숱하게 나왔던 상황이었음에도 유독 마음에 남았다.
어쩌면 그 할아버지의 희생하고자 하는 용기에
단종 역시 자신의 희생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는 결심을 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한 집단을 이끌어 갈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미덕은 <희생>일 것 같았다.
오랜만에 영화관에서 본 영화였는데
그게 <왕과 사는 남자>여서 좋았다.

'보다, 듣다, 읽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전시 <59th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 (0) | 2026.03.02 |
|---|---|
| 웹툰 <리듬 앤 베이스 볼> (0) | 2026.01.25 |
| 전시 <르네상스에서 인상주의까지> (3) | 2026.01.17 |
| 웹소설 <나쁜 시녀들> (0) | 2025.12.19 |
| 웹툰 <나쁜 X> (0) | 2025.12.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