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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알폰소 무하 원화전>

아직 오늘 중 2025. 5. 2. 10:45

전시회장 입구에 걸린 무하의 그림

알폰소 무하의 전시는 늘 간발에 차이로 놓쳤었는데

이번에는 딱! 시간을 맞출 수 있었다.

반갑게 비님도 와주시고 ㅎㅎㅎ

표를 미리 예매는 했지만 시간 지정은 아니라 사람이 가장 많을 오후 시간을 피해 전시회장을 찾았다.

그런데 입장객 수를 조절하고 있어서 대기번호를 받아 기다려야 했다.

그래서 미리 구경한 굿즈샵.... 예쁜 게 너무 많아서 충동구매 욕구를 잘 눌러야 했는데

결국 사버린 굿즈들은 무하의 그림과 관계없는 도기 잔이 두 개, 무하의 그림이 그려진 문구 두 개.

한편에 스티커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공간도 있어서 서서히 구경하며 입장 시간을 기다리는 게 지루하지는 않았다.

 

그리스-로마 신화 속 여신이나 성서 속 성녀들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어딘가 대중적이고 - 아마 성스러운 부분보다 아름답고 우아한 부분이 강조되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개인적 생각-

아름다운 이 그림들이 상업용으로 활용되었다니 놀랍기만 했다.

샴페인 상자였다고 했던 거 같은데...이런 포장이면 알쓰인 나도 나오는 족족 사고 싶었을 듯

 

무하가 상업 작가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당대 유명 배우였던 사라 베르나르가 출연하는 작품들의 포스터를 그리면서였다고 한다.

샴페인, 담배, 세제, 네슬레(맞다, 그 네슬레) 등의 유수 회사들, 많은 상품들의 포장재부터 달력, 장신구 디자인까지 그리며

승승장구했던, 경제적으로도 성공한 일러스트레이션 무하.

그가 왜 체코의 국민 화가로 추앙받는지 잘 몰랐는데

한참 성공가도를 달리던 그의 선택 때문이었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연합국에서 태어났지만 자신이 슬라브인임을 잊지 않았던 무하는

자신이 슬라브인들을 박해하는 정치적 움직임을 옹호하는 선전물을 만든 것에 괴로워했다고 한다.

무하의 그림으로 제작된 스태인드 글라스를 재현한 작품

이에 경제적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게 후원해 줄 후원자를 구한 후 그는 <슬라브 서사시>라 불리는 10여 편의 작품들을 제작하기 시작했고, 그 이후로는 상업적 목적으로 작품을 그리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슬라브민족들이 농촌 축제라든지 농민조합 홍보용 포스터는 제작했다 하는데...

상업적인 성공을 바탕으로 유럽과 미국 모두에서 자신의 입지를 다지고 교수로 임용도 되면서 호의호식하면서 마음껏 누리고 살 수 있었던 상업 작가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을 찾아 그 모든 것들을 등질 수 있다니 

용기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부침이 많았던 동유럽의 역사 속에서 반게르만 정서를 담은 작품들로 인해 나치의 고문을 받았고

석방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숨을 거두었다고 하니 체코인들이 무하를 국민 화가로 사랑하는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슬라브 서사시>는 영상으로만 감상이 가능했다.

무하가 그린 달력 그림
장신구나 인물 표정, 꽃들을 그리기 위한 세밀화 작업
무하가 연습으로 그렸다는데, 저 많은 연습들중 하나씩을 골라 그렇게 멋진 작품을 만든 거겠지...

 

 

관람객 수를 조절하는 만큼 전시 관람하기에 쾌적했고

가벼우면서도 우아하고 아름다운 무하의 그림에 흠뻑 취했다 나오니

또 예쁜 굿즈들이 기다리고 있어서 한번 더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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