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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나'라는 착각> 본문
'나'라고 하면
우선은 <자아>라는 심리학적 개념을 떠올리게 된다.
그 심리학과 뇌 과학이 연결된 건 꽤 오래 전의 일이고,
이 책 역시 '나'(자아)에 대해 심리학적 개념과 과학적, 철학적, 사회학적 개념까지 모두 연결하여
'나'는 어떻게 형성되는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많은 과학자, 의학자들의 실험 이야기와 뇌의 구조적 기능, 역할에 대한 설명이 나오지만
의사로서의 저자의 경험이 진솔하게 곁들여져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결국 '나'를 형성하는 것은 내가 살아오면 경험한 것들의 집합체인 기억인데
뇌의 효율성을 위해 이 기억이 편집되고, 빈 기억을 채우기 위해 왜곡도 일어난다고 한다.
감각적으로 인지되어 사실이라고 믿고 있는 일이라 해도
언제든 그것이 거짓이거나 혹은 왜곡된 부분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었다.
글을 읽으면서 그 내용에 대한 감정이입이 잘 일어날 수록
직접 체험할 때의 뇌기능이 활성화되어 자신이 직접 경험하는 것 같은 기억이 만들어지므로
'지금 내가 읽는 것이 나를 만든다'를 책의 구절은
지금 내가 읽고 있는 여러 글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했다.
이 책에서는 불안감을 조성하는 가짜 뉴스들에 대해서 경고하고, 잘 선택해서 읽으라고 했지만
요 몇 년간 웹툰이나 웹소설을 지나치게 많이 읽고,
또 읽다보니 작품 선택에 대한 나름의 기준도 오로지 재미에만 치우쳐있다고 생각하니
나 역시 '도파민'만을 쫓으며 향락적(?)인 읽기를 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반성하게 됐다.
또 '실망'과 '후회'에 대한 설명도 인상적이었다.
후회를 통해 미래의 '나'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진부한(?) 이야기를 과학적으로 세심하게 풀어서 설명하는 걸 읽고 있자니
'후회'를 두려워하며 미리 '실망'하는 정체된 내가 잘 보였다.
과학책을 읽고 이렇게까지 자아성찰을 하게 되다니!!!
책 읽는 재미를 오랜만에 느낀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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