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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아신전 - 킹덤 외전> 본문
분명히 생사초의 근원에 대해 그려보겠다고 하지 않았던가.
생사초가 국내에 들어오게 된 배경으로 아신의 이야기를 썼다는데
뭔가 사건의 배열이 맞지 않는 것 같다.
드라마 시작 전 배경 소개로
왜란으로 남쪽 지역이 피폐해졌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그 후 북방에서 강성해지는 여진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여진이 강성해지며 세력을 모았던 것은 7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전쟁으로 조선이 약화되고
많은 병사를 조선에 지원하느라 경제가 피폐해진 명 역시 국력이 쇠했기 때문이었다.
분명, <킹덤>에서 생사초는 왜란 중에 조학주에게 건네졌고
또 당시에 전염 현상은 없었다고 했다.
그런데 이미 왜란이 끝난 후 북방에서 자란 아신이 명에 사신으로 가는 의관에게 생사초를 건넨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드라마에서 정확하게 사실적인 역사적 사건을 짚지 않아서
실제 역사의 흐름으로 드라마를 보면 혼돈스러울 수밖에 없는 건지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뭔가 안 맞는다는 생각에 자꾸 갸우뚱거려졌다.
전지현의 표정과 눈빛 연기는 예전부터 무척 좋아했으니까 이번에도 좋았지만
여전히 목소리가 나오면 몰입도가 떨어진다.
눈빛으로 전하던 감정이 7,80프로 감해지는 느낌....
허구니까 그냥 드라마에서 제시해주는 대로만 보면 될텐데
왜 나는 자꾸 역사의 사실적 사건을 여기다 갖다대서 혼동을 겪으며 보고 또 보는지.....
그럼 민치록은 시즌2에서 경복궁을 세자와 함께 뛰어다녔으니
마지막에 죽인 사람은 민치록이 아니었겠지?
멋있는 영상만큼 서사가 좀더 풍성하거나 긴장감 가득한 액션이 있었다면 좋지 않았을까...
싶어서 좀 아쉬웠다.
'아신전'을 보다 이용악 시인의 <오랑캐꽃>이라는 시가 떠올랐는데
약자에 대한 작가의 인식이 확장된 부분만큼은 좋았다.
'무지무지 쳐들어 오'는 '고려 장군님'을 피해 도망가던 북방의 여진족들처럼
어느 새 일제에 의해 심한 부침을 겪는 약자가 되었던 우리 민족의 아픔을 노래한 시의 내용처럼
우리나라 안에 들어와 조선을 위해, 조선의 일원으로 살면서
민치록 같은 양반들에게 지켜야할 백성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조선 안의 이민족들.
사회를 들여다보면 위로 올라가지 못하는 유리천장은 있는데
왜 바닥으로는 계속 계속 보호받지 못하고, 이용만 당하는 약한 존재들이 아래에, 그 아래에 존재하는 건지...
그 바닥까지 들여다본 작가의 시선은 참 좋았던 드라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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