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락방
영화 <하나와 앨리스> 본문
싸우면 못 써.
언제적 영화를 이제 본 건지..
다운 받아 놓은 지 한참 지나서야 밀린 숙제하듯 본 영화.
이와이 슌지 영화 같은, 혹은 그의 영화다운......
예쁘고 잔잔한 영상과 숨겨놓듯 다 보여주지 않는 인물들의 감정선.
이 영화를 얘기할 때 너도 나도 꼽는 명장면은 바로 앨리스가 오디션 중 발레를 추는 이 장면이지만
나는 이 앨리스가 너무도 얄미웠다면 이상한 걸까.
하나보다 더 능수능란하게 거짓말을 만들어내면서 흔들리는 상대의 감정과 그와의 시간을 즐겼으면서
결국은 하나가 만들어놓은 거짓연극에
친구의 의리로 맞춰주다가 사랑을 느꼈지만
친구와의 의리를 생각해서 그 남자에 대한 감정과 사랑을 접어둔다는 이상한 피해의식을 보여주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하나와 그 옆의 친구 역시 좀 이상했던 건
둘이 싸웠다던 앨리스의 장난을 진담으로 들은 후노코(?)의 충고.
학교에 가기 싫어 집에만 틀어박힌 하나를 발레 교실을 끌어내 준 건 앨리스였다는 말을 하면서
싸우면 안 돼.
라고 하나에게 이야기한다.
그 고마움을 생각하면 하나는 기분 나쁜 일이 있어도 절대, 앨리스에게 화를 내서는 안 된다는 걸까.
뭐야, 그게.
사랑도, 가족사도
그녀들이 자라며 겪게되는 자연스러운 성장통이고
그녀들이 거짓말로 만들어낸 사건들도 돌아보면 하나의 헤프닝이며
또, 그 나이 때가 아니면 절대 저지를 수 없는 철없는 장난이기도 하지만
이해를 하면서도 보고나서 찜한 감정이 남는 건
어느새 감성보다 이성이 앞서는 꼰대기질 때문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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