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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가와 란포 단편집 본문
이윽고 못은 원래의 정적을 되찾았다. 산도 골짜기도 이제 저녁안개에 싸이기 시작했다. 움직이는 사물이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먼 곳에서 들려오는 폭포소리는, 천년이고 만년이고 변하지 않을 리듬으로 여전히 내 심장과 박자를 맞추고 있었다.
나는 그만 그 바위 위에서 낼오려고 유카타에 묻은 흙을 털어냈다. 문득 발치에 눈길을 주자 하얗게 건조된 바위 위에 다니무라 씨의 유품이 남아 있었다. 검푸른 색 표지의 탐정 소설과 그 위에 오도카니 놓인 유리로 된 눈알. 그 희끄무레한 유리 눈알이 잔뜩 흐린 하늘을 응시하며 무언가 신비한 전설에 대해 속삭이는 것만 같았다.
- 에도가와 란포, 단편 <석류> 중에서, 두드림, 2010-
사건 해결을 중심으로 한 추리 소설은 재미있다.
머무르는 틈이 없이 사건의 중심에 있는 인물은 늘 움직이고, 행동한다.
에도가와 란포의 소설은 처음이지만
사건의 원인인 인간의 탐욕과 파괴욕에 대한 작가 나름의 성찰과
심리에 대한 고민이 좋았다.
하지만 좀 더 심도있게 들어가지 않는 것은
장르 문학의 특징인 듯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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