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락방

그녀2-1 본문

그녀와 그녀

그녀2-1

아직 오늘 중 2024. 2. 28. 17:18

미세 먼지가 '좋음'이랬는데 바람 끝에 목이 칼칼해진다.

건조한 것 같지 않은데 코끝에 오래 된 먼지 냄새가 난다.

봄이 오나보다.

어렸을 때는 봄이 온다는 건 개학을 한다는 말이었다.

봄은 어떤 시작을 이야기했고, 

봄은 마음을 간질이며 갑작스러운 재채기처럼 충동적인 무언가를 불렀다.

하지만 이제 그런 봄은 오지 않는다.

크리스마스와 마찬가지로 이제 봄은 설레지도, 새롭지도, 희망적이지도 않다.

어제를 지나 오늘을 살듯

겨울을 지나 봄을 사는 것 뿐이다.

그 뿐이다.

흙냄새가 좀더 강해진 바람, 좀더 따뜻해진 햇살, 잦아진 재채기와 갑자기 떨어지는 콧물...

봄은 그 뿐이다.

그저 여러 나날 중의 한 날.

 

피로한 삶의 한 과정이다, 봄은.

 

 

'그녀와 그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녀1 - 1  (0) 2024.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