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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내 아이가 분명해>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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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내 아이가 분명해>

아직 오늘 중 2023. 6. 29. 20:53

나를 홀린 소설 일러스트(출처-카카오페이지)

 

제목이 유치하다고 생각했다.

웹툰으로 론칭이 되어서 만화를 먼저 봤는데 그림체도 내 취향은 아니었다.

그래도 당당하고 도도하게도 느껴지는 여주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는데

원작소설을 읽겠냐고 뜨는 팝업창에서 눈에 들어온 일러!

와! 뭐지?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그래서 한 편 읽어봤더니

뭐지? 싶을 정도로 문장이 매끄럽고 흡입력이 있었다.

몇몇 소설들은 재미있게 읽다가 오문이 나오거나 맞춤법이 틀려서 '삐끗'하는 기분이 들거나

작가가 이야기를 감당하지 못하고 힘 딸려한다는 느낌이 드는데

이 소설은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걸리는 게 없었다.

오탈자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가끔 종이책 초판본에서도 보이는 정도의 수준이다.

그리고 이야기를 읽다보면

인물들과 세계에 대한 구축이 무척 탄탄하게 이루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세라고 해야할까. 시민사회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사람들이 느꼈을 혼란과 

시대의 변화에서 귀족들이 느끼는 혼돈과 변화에 대한 거부를 그려낸 장면들은 

- 물론 주요 스토리를 전개하기 위한 장치로 사용되기는 하였지만

무척 탁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과정에서 사용된 백작가의 사생아이면서 

극단의 하녀로 살아온 리나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점이 상징적이어서 좋았다.

백작가의 아가씨가 되었음에도 자신의 능력으로 최고의 가수 자리에 올랐던 리나가

황궁의 비리에 분노한 시민들을 향해 무력 진압이 가해질 것을 걱정해 그들 사이에 뛰어들어

하원을 대표하는 의장과 함께 서서

노래로 시민들을 진정시키고 군대 책임자에게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당당하게 말하는 부분에서

나는 '작가님~~~'을 외치고 있었다.

또, 소설 속에 나오는 언론들의 행태가 현재의 기레기들과 비슷한 점도 많았고

자본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부분들도 현재의 언론 행태를 보는 것 같았다.

 

이 소설을 현질해가며 재미있게 읽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제목에 나오는 아이이고, 이 소설의 사건을 이끌어가는 중심이면서

주인공은 아닌 엘리엇!

소설을 읽다보면 엘리엇이 나오는 부분에서는 나도 모르게 웃게 되는데

엘리엇은 진정 아이의 사랑스러움과 귀여움의 교과서가 아닐까 싶었다.

작가님에게 이 또래의 아이가 있거나 조카 혹은 가까운 주변인의 아이가 있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아이의 캐릭터가 너무도 생생해서 

엘리엇만 보면 녹아내리는 모든 등장인물의 마음이 이해가 되었다.

이런 아이를 보고도 사랑을 느끼지 못하다니, 넌 악역이 맞구나, 하고 수긍하게 되는

이성이라는 이름의 판단 따위 버려!

 

아카데미 동문-초야-아이-결혼-감정 인정 - 사랑 고백

이라는, 어찌보면 뒤죽박죽 로맨스이지만

서로를 닮아가며 자신들의 단점을 보완해가는

에리히와 클레어의 로맨스 역시 재미있고, 탄탄한 서사를 가지고 있었다.

진짜, 품격있는 로맨스 소설! 

발견해서 너무 반갑고 즐겁게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