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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오늘은 잘 모르겠어>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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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오늘은 잘 모르겠어>

아직 오늘 중 2018. 6. 14. 16:24



당신의 눈동자

내가 오래 바라보면 한 쌍의 신(神)이 됐었지


당신의 무릎

내가 그 아래 누우면 두 마리 새가 됐었지


지지난밤에는 사랑을 나눴고

지난밤에는 눈물을 흘렸던 것으로 볼 때

어제까지 나는 인간이 확실했었으나


오늘은 잘 모르겠어


눈꺼풀은 지그시 닫히고

무릎은 가만히 펴졌지


거기까지는 알겠으나


새는 다시 날아오나


신은 언제 죽나


그나저나 당신은......


- 심보선, 시집 <오늘은 잘 모르겠어>중에서, 문학과지성사, 2017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