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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전 마지막 <나꼼수>와 <파파이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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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전 마지막 <나꼼수>와 <파파이스>

아직 오늘 중 2017. 5. 6. 17:08


MB정권 아래서 유일한 청량제였다.

나꼼수는.

김어준과 주진우, 김용민, 정봉주의 수다를 듣고 있노라면 골계미의 의미를,

그들이 소송을 당하고 힘들어하면서도 방송을 계속 하는 모습을 보며 내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위인'-과장된 표현일 수도(?)-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을 수 있었다.

지난 대선을 앞둔 마지막 방송에서

김어준도, 주진우도 울컥,하는 목소리였다.

그 한 번의 '울컥'이 지난 4년 동안 그들이 얼마나 절박하게, 힘겨워하며 방송을 이어왔는지 느껴져,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었다.


그리고 다시 김어준이 <KFC>를 시작했을 때 반갑기도 했지만

참 지겹기도 했다.

그래도 업체의 항의로 방송이름이 '파파이스'로 바뀌고 지금까지

나는 매주 '파파이스'를 보기도 하고, 그냥 켜놓기도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미미한 일들 중 하나였다.

들어주는 사람이 많아야 힘이 날 거니까.


이제 다시 대선 전 마지막 파파이스를 봤다.

김어준은 마지막 멘트에서 뜸을 들였다.

우리는......다음 주...... ...... 정권교체 후 뵙겠습니다


정권교체 후...

가슴이 뛰면서도 뭔가 먹먹했다.

그들의 나꼼수 마지막 방송이 떠올랐다.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다.

오로지 정치적 정권만, 이라는 유시민의 말은 백번 옳다.

사람들은 아직도 대통령을 제왕의 자리로 보고 있고

그 자리를 뒤흔드는 수많은 숨은 권력은 생각지 못한다.

언론, 재벌, 보수 기득권.....

이제 진보마저 같은 편을 먹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정권교체가 이루어져 들어서는 정부는 노무현 때보다 더 많이 힘들고

더 많이 공격 받고

더 많이 외로울 것이다.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으니까,라며 관심을 끊었던 예전과 달리

이제는 어느때보다 열심히 댓글질을 해야할지도 모른다.

내 편이니까 무조건 편을 들자가 아니고

욕을 하더라도 예전처럼 조중동의 꼭두각시처럼 그렇게가 말고

객관적 근거를, 내 시각으로 판단하고 욕을 할 수 있으면 하는 거다.


많은 사람들이 처음부터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다면

9년의 시행착오는 없었을 텐데 말이다.


어쨌거나, 지난 9년의 시간동안 수고 많았습니다, 김어준씨.

그대에게도 박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