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락방

소설 <나의 미카엘> 본문

보다, 듣다, 읽다

소설 <나의 미카엘>

아직 오늘 중 2013. 2. 1. 10:22

 

 

 

 

사물과 장소와 사람들과 생각들, 난 이것들이 필요하고 없이는 살 수 없어요. 당신은 어때요, 미카엘, 당신은 만족하고 있나요 그렇지 않은가요? 내가 어떻게 알 수 있죠? 당신은 가끔 슬퍼 보여요. 당신은 만족하고 있나요 그렇지 않은가요? 내가 죽는다면 어떡하죠? 당신이 죽는다면 어떡하죠? 난 그저 도입부, 예행연습을 겨우겨우 더듬어 해나가고 있을 뿐이고 앞으로 다가올 날에 해야 할 어려운 역할을 외우고 연습하는 중이라고요. 짐을 싸고. 준비하고. 연습하고. -----------------------------------------------------------------------------------p225

 

 

 

 

 

한나 그린바움 - 고넨 부인. HG라는 머릿글자는 히브리말로 <축제>를 뜻하지요. 평생이 하나의 긴 축제만 될 수 있다면. 내 친구였던 테라 상타의 친절한 사서, 머리덮개를 쓰고 나와 인사와 농담을 주고 받던 그 사서는 오래전에 죽었다. 남아 있는 것은 말들이다. 나는 말에 지쳤다. 얼마나 값싼 미끼인가. -------------------------------------------------------------------------------------------------p233

 

 

 

 

내가 느끼지 못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시간은 강력하게 존재하고 있다. 시간을 꺾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것이다. 나는 어렸을 때 무례한 남자들의 뻔뻔한 시선에 답하던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시간에 대처하고 있다. 눈을 돌리거나 돌아서지 않는다. 차가운 경멸의 미소를 얼굴에 띤다. 겁먹거나 당황하지 않는다. 이런 말을 하는 것처럼.

"그래서 어떻다는 거지?"    ----------------------------------------------------------------------------------------------p251

 

 

 

 

 

-아모스 오즈, <나의 미카엘>중에서, 민음사, 2012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