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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바람, 사람

우음도...그러나 공룡알 화석지

아직 오늘 중 2012. 7. 5. 19:11

사진 찍는 것을 좋아는하지만

사진을 찍기 위해 어딘가를 가는 일은 없는 나.

그런 내가 처음으로 사진을 찍기 위해

어딘가 갈 계획을 세웠다.

 

우연히 보게 된 우음도의 사진이 멋있었던 것....

빈약한 장비(8년된 똑딱이와 10여년이 된 필카)와 내 사진 실력으로는 어림없는 일이었지만

그래도 뭐...친구를 꼬드겨 편안한 교통편까지 마련...

안 하던 짓거리를 해보게 된 거다.

 

그렇지만 우리 속담에 그런 말이 있다.

가는 날이 장날...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그 결과

 

 

우음도의 상징이라는 왕따나무 근처에는 가지도 못했다.

작년 가을부터 계획이라던 공사가 시작되는 모양인지 왕따나무 근처로 가는 길이 깊게 파헤쳐져 있었고

비가 거세면서 발이 진흙으로 빠져 오래 지체하면 돌아가기 힘들어지겠다는 겁이 났던 것.

나보다 더 아쉬워하는 친구와 돌아나와

그 부근의 공룡알화석지로 갔다.

물론, 공룡알에 관심은 없었지만 그 부근의 고요한 풍경이 너무도 좋았다.

 

 

 

여전히 비는 내렸지만 그래도 산책로가 따로 마련되어 있는 이 곳은 걷기에 불편하지 않았다.

 

 

산책로 옆의 바닥길도 우음도만큼 미끄럽거나 뻘이 아니어서 걸을만 하기도 했다.

 

 

시화호 간척사업으로 육지가 되었다는 이곳이나 우음도의 풍경은 이국적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도시에서 절대 느낄 수 없는 고요함....

덤프트럭이 지나가는 풍경조차 고요하게 느껴지는 곳에서

새소리와 빗방울 소리를 들으며

갈대와 바다해초였을 식물로 보이는 붉은 풀들과 해변가에서 볼 수 있는 곤충들을 바라보며

걷는 우중산책은 무척 마음을 느긋하게 만들어 주었다.

 

 

 

 

그래도 아쉬운 건

우음도의 왕따나무....

 

우음도 주변의 두 개 마을은 재개발로 인해 이미 비었는지

파란 마카로 동그라미 표시가 가득하고 빈집들이 대부분인 듯 했다.

어차피 개발로 인해 풍경이 한 번 바뀐 곳이고

그 바뀐 풍경이 아름답다,할 만한 곳이었으나

이제 그 평화로운 하나의 고요가 개발이란 이름으로 영원히 사라질 위기에 처해진 곳.

 

그 곳이 사라지기 전,

한번 더 우음도의 왕따나무를 기억하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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