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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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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

아직 오늘 중 2017. 1. 20. 17:58

보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보러 가지 못했고

다운 받아놓은 지도 여러 달이 지나서 봤다.

 근데, '바다 마을 다이어리'가 맞는 맞춤법 아닌가?

바다를 강조하는 표기를 선택한 이유가 딱히 있어 보이지는 않는데.....

부모들을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되어보니 아버지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사랑을 찾아 가정을 떠난 아버지보다

아버지를 떠나게 만든 어머니가 더 이해할 수 없었다.

동생들은 자신이 필요했고

낡은 집을 지키며 사는 삶이 어느 새 내 삶이 되어버렸다.

아버지와 산골 마을에서 살았다.

새어머니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아버지가 있으니 괜찮았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생전 처음 만난 언니들과 살기로 결정했다.

자신을 너무도 일찍 떠나버린 엄마에 대해서도

아직 같이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물어보고 싶은 것도 많은데 가버린 아빠에 대해서도

언니들과는 얘기할 수 없다.

같은 아빠를 가졌지만

언니들에게 상처를 주고 자신의 아빠가 된 아빠가 궁금해도,

아빠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도,

엄마가 보고 싶어도 참을 수밖에 없는 내가

정말 여기서 언니들과 가족으로 살아도 되는 걸까.

 

너무 어려 아빠에 대한 기억이 없다.

어느 날 낚시가 좋아졌는데

점심을 같이 먹던 스즈가 말한다.

아빠가 낚시를 좋아했다고.

순간, 웃음이 난다.

칭찬을 받은 것처럼 마음이 환하다.

그렇구나. 아빠도 낚시를 좋아했구나.

그랬구나.

 

아프지 않아서가 아니라

시간이 흘렀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는 지금 여기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으므로

우리는 가족이라고

속삭이는 것 같았던 영화.

 잔잔한 바닷가에 앉아 듣는 파도소리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