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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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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아직 오늘 중 2011. 5. 25. 10:16

어느 날 갑자기 폭풍이 밀려오듯

아빠의 가출로 시작된 일상의 무너짐.

 

조지나는 아빠의 가출로 엄마와 동생 토비와 함께 차에서 생활을 한다.

아빠의 가출이 궁핍으로 이어졌기 때문에.

그로부터 조지나의 일상은 변화되었다.

가깝던 친구는 자신을 넝마주이라고 놀리는 아이들과 한패가 되었고

자신이 좋아하는 선생님에게 눈 하나 깜짝 안하고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는 아이로 변했다.

숙제도 안 했고

잘 하던 수학도 어려워졌다.

주말이면 하루 종일 집에서 텔레비전을 보고 싶고

욕조에 몸을 담그고 샤워를 하고 싶다.

머리를 감고 싶고

침대에 편안히 눕고 싶다.

 

그래서 조지나는

집을 빨리 구하고 싶은 마음에 개를 훔친다.

 

담백하고 때로는 아이다운 천진한 시선으로 소설은 이야기를 끌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조지나가 개를 훔치며 보여준 그 뒷이야기들은 어찌보면

자신이 갖고 싶은 것을 혹은 지키고 싶은 것을 갖고 지키기 위해서는

내가 남에게 똑같은 고통을 주는 것밖에는 없다는

이 비정한 경쟁적 자본주의를 비꼬는 듯 하기도 했다.

결국

한 사람의 성실함만으로는 한 가족에 닥친 불행을 어찌할 수 없고

그 불행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두가지 방법 밖에는 없다는 것.

하나는 다른 사람을 불행하게 만들어

그에게서 내가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것,

또 하나는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것.

 

이런 이분법적 구도를 깨뜨리는 것은 무키 아저씨이다.

그는 조지나에 대해 조지나가 말해준 것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묵묵히 조지나를 바라볼 뿐이다.

조지나 스스로 자신의 늪에서 빠져나올 조언을 던져주고

그녀가 스스로 방향을 제대로 잡는 것을 지켜본다.

제일 먼저 조지나의 상황을 이해한 사람이며

최초로 조지나에게 도움을 준 사람이었다.

그의 간접적은 조언들은 아마 평생 조지나에게 나침반이 되어주지 않을까.

 

즐겁고 유쾌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