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바람, 사람

속초 <휴휴암>

아직 오늘 중 2024. 8. 6. 20:30

밤 10시가 되어도 기온이 30도를 육박하던 속초가

아침이라고 시원하지는 않았다.

아침을 '속초섭국'에서 섭국(바위에 붙어서 자란 자연산 홍합을 섭이라고 한단다.)으로 해결하고

공기가 더 뜨거워지기 전에 "휴휴암"으로 향했다.

이미 달궈진 공기가 느껴지지 않는가.
뜨거워도 하늘도, 바다도 너무 예쁘게 푸르다!

휴휴암에는 독특한 게 두 가지 있었는데

우선 방생하는 물고기를 살(?) 수 있다는 거였다.

또 하나는 바다로 향한 너른 바위 위에 무인 물고기밥이 있어서

이천 원을 내고 한 봉지를 사면 바다의 물고기들에게도 밥을 줄 수 있다. (현금을 내야한다.)

물고기 밥을 기다리는 갈매기들

그래서 밥을 먹으려 몰린 물고기들 주위의 갈매기들이 먹이사슬에 의해 몰린 줄 알았더니

이 녀석들! 물고기밥을 빼앗아 먹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거였다.

그나마 오른쪽에서는 물고기들이 워낙 많아 오리들도 눈치를 보며 밀려나있는데

왼쪽에서는 갈매기들이 물고기들을 제치고 물고기 밥을 향해 활개를 치고 다녔다. 

얘들아! 바다의 비둘기 같아~~

소설 <갈매기의 꿈>의 주인공 조나단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는 열심히 물고기밥을 던졌다.

그 아수라 속에서도 고고하게 바다를 향해 서 있는 갈매기들도 있었지만

그런 갈매기들은 많지 않았다.

바다가 정말 맑고 깨끗해서 한번씩은 발을 담그고 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날은 많이 더웠지만

잠시 흐르는 땀을 잊고 즐겁게 웃을 수 있었던 <휴휴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