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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스위트 홈>

아직 오늘 중 2021. 2. 11. 12:22

재난 상황에서 그려지는 인간 군상의 모습은 여러 소설이나 영화에서 흔하게 나오는 소재이다.

문제는 그 뻔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소재에 어떤 시선과 해석과 인물 관계와 사건의 배치를 통해 새롭게 포장할 것인가,일 텐데 그 부분에 있어 이 드라마가 얼마나 새로운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하지만 연출의 승리라고 하면 내가 느낀 재미를 설명할 수 있을까.

나는 좀비물이나 호러 장르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건 아마 연출의 힘이 아니지 않을까.....

물론 내가 좋아하는 무용가이자 안무가인 김설진이 괴물들의 움직임을 연기했다는 홍보 기사들도 내 구미를 당긴 건 사실이지만...

죽을 것 같은 사람이 죽고 희생할 것 같은 사람이 희생하고 배신할 것 같은 사람이 배신을 하고....

하지만 그 타이밍에 있어서는 내 예측이 조금씩 틀렸고, 그런 타이밍의 밀당이 이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게 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괴물로 변한 사람들은 더 이상 인간이 아니고

내 안의 욕망이 괴물로 변하는 도화선이 된다면

이 세상에서 괴물의 가능성이 없는 사람은 누가 있을까....

우리는 실제 세상에서도 '괴물'로 은유화되는 인간들을 많이 보지 않는가.

지금도 미얀마에서 벌어지고 있는 군사 쿠데타와 그에 맞서 희생당하는 사람들의 기사는 권력욕으로 괴물이 되어버린 존재와 정의를 외치를 사람들로 보이지 않는가 말이다.

그 안에서 진정 '사람'의 내면으로 살아남는 인간은 누구일까.

간만에 이런 화두를 내게 던져준 재미있는 드라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