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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느 가족>

아직 오늘 중 2018. 7. 30. 18:20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바닷마을 다이어리

그리고 <어느 가족>

고에레다 감독의 영화를 본 게 벌써 세 번째다. 처음 영화는 감독 신경 안쓰고 홍보용으로 나온 줄거리가 마음에 들어서 봤었는데...

 

 

노부요는 쇼타에게 말한다.

억지로 아빠나 엄마라고 부를 필요는 없다고.

그것이 그렇게 중요한 일은 아니라고.

 

쇼타에게 스스로를 아빠라고 칭하는 오사무는 아빠라고 불러 보라고 말한다.

아들의 성장 과정을 눈여겨 바라보고

필요한 순간에 적절한 충고와 조언을 건네는 그는

참 좋은 아빠이다.

 

친부모에게 학대받는 아이(쥬리, 유리, 린)에게도 노부요는 말한다.

네가 매 맞은 것은 네 잘못이 아니라고.

사랑해서 때리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린을 있는 힘껏 안아주며 노부요는 얘기한다.

사랑한다면 이렇게 하는 것이라고.

차마 말을 끝내지 못하는 노부요의 눈물을 린이 닦아준다.


 

이들이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었다면 영화말미의 경찰들의 질문에

이들의 답변은 얼마나 설득력이 있었을까.

 

하지만 오사무는 쇼타에게 도둑질 말고는 가르칠 게 없는

일용직 노동자에 사기꾼이며 도둑일 뿐이고

노부요는 학대당하며 자라 남편에게 폭행을 당하다 불륜남 오사무와 함께 살인, 시체유기까지 저지른

아이마저 낳지 못하는 여자일 뿐이다.

 

아이를 낳는다고 다 엄마가 됩니까,

라는 노부요의 질문에

경찰은 대답한다.

아이를 낳지 않으면 엄마가 될 수 없죠.

 

그러면서 경찰은 묻는다.

그 아이들은 당신을 무어라 불렀죠?

 

천천히, 통곡을 눌러가듯, 눈물을 여러번 닦는 노부요의 손에서

왜 그렇게 마음이 아팠던 걸까.

 

우리가 상식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는 것들이 때로는 어떤 진실을 묻어버리는 편견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닐지.

 

성충이 된 매미의 허물을 제 옷에 붙여 놓던 쇼타의 모습과

쇼타가 방치되어 있던 차가 어디에 있었는지 말해주며

이제 이 아이는 우리의 능력으로 어찌할 수 없다고 말하던 노부요......

 

 

성충이 된 후 버려진 허물처럼어쩌면 쇼타의 성장은 이들의 파국을 예견했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쇼타는 이미 어린 린에게 도둑질을 시키는 것을 꺼림직해할 만큼 자기의 판단이 자라기 시작했고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을 부러워하기 시작했다.하고 싶은 일들이 생겼고변명이 허락되지 않는 도둑질을 거부할 만큼자아가 성정하는 쇼타에게이 가족은 허물이 될 수밖에 없었을 지도.....
할머니와 어찌보면 혈연관계가 성립되지 않는 손녀의 이야기는 너무 생략이 많아아쉬웠지만정상,이라는 시각으로 보면 거짓과 기만이 가득한 그 생활에서그들만의 진실이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남은 그 집.
어느 것이 진짜 가족인지'진짜'라는 것이 그 의미가 지닌 만큼의 가치를 가진 것인지생각해보게 하는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