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바람, 사람

순천 <송광사>

아직 오늘 중 2013. 7. 13. 22:12

 

 

 

둘째날 아침, 여전히 화창했고

더구나 사진찍기에 좋게 구름까지 적당히 깔려주는 날씨 센스~~~.

아침을 카페라떼민트와 쿠키 하나로 적당히 해결한 후 숙소를 나섰다.

 

송광사에 가는 버스는 순천역 앞에서 111번을 타면 되는데 1시간 30분을 예상하면

굽이굽이 이마을 저마을을 모두 지나 송광사에 도착한다.

- 초행길에 불안해질 무렵이면 버스안 전광판에 송광사 예상 도착 시간이 나오더라는.....

 

입구에서 사찰까지 걷는 길은 길지도 짧지도 않게 적당했다.

전나무로 오해했던 편백나무들의 행렬을 지나

지치거나 지루하지 않을 시간 없이 송광사 입구에 도착.

 

 

 

 

평일이라 사람이 없었기 때문인지 몰라도 한적하면서 요상한 뽕짝가락이 들리지 않는 송광사까지 가는 길이 나는 무척 좋았다.

 

 

이 날은 나비가 유난히 많았는데 땅바닥에서 단맛이라도 나는 건지 호랑나비 하나가 한참을 앉아 있었다.

 

 

일주문인 줄 알고 들어선 곳이었는데

 

 

알고보니 일주문은 바로 이 곳

 

 

계곡물을 가로지르는 다리가 있는 곳이었다.

 

 

다리 난간에 달린 의자에 앉아 계곡 물소리, 바람의 감촉을 느끼고 있으려니

새록새록 예쁜 곳이라는 생각이 마구 들었다.

단청 위의 코끼리 비슷한 동물은 <맥>이라는 상상 속의 동물로 악몽을 막아주기도 한단다.

 

 

의자에 앉아 내려다본 송광사 아래쪽.

 

 

다리 난간에 올려진 제라늄들.

 

 

계곡 물에서 올라오는 반영이 너무 예뻐 사진에 담으려다

 

 

결국 단청을 통해 조금이나마 흡족하게 담아냈다.

거미줄 마저 예쁘게 보이던 송광사.

한참을 앉아 있다 경내로 발을 옮겼다.

공사 중인 사천왕 사를 지나 연등 접수처를 지나 대면한 대웅전.

 

 

 

내부 촬영은 금지가 되어 있는데다 법회준비가 있는 듯 하여 여러 부처들 중 가장 왼쪽의 부처님만 부랴부랴 담았다.

 

 

저 한켠에 나도 신발을 올려놓고 세 번의 절을 올렸다.

하나는 어머니의 건강, 하나는 숨탄 것들의 평안, 하나는 하느님께 삐지지 마시라는 말씀의 전구 부탁이었다.

그리고 법회 참여를 희망하는 동행인과 떨어져 나 혼자 경내를 돌았다.

 

 

뒤편에서도 작은 일정이 진행되는 모양으로 불자들의 축원을 올리는 법회인 모양이었다.

스님의 경 읽는 소리가 하도 좋아

그 앞에 그냥 주저앉아 하늘을, 바람을, 나비를 바라보았다.

마음에 저절로 드는 무념........

내 마음은 고요한 호수......

 

 

 

 

구체적인 축원에 들어가는 기도문에 나는 엉덩이를 털고 자리를 떠났다.

 

 

 

저 거북이 주변에 모인 동전은 불우이웃돕기에 쓰인다는 글귀가 저 거북이 엉덩이쪽에 들어가 있다.

 

 

송광사는 넓은 경내 안에 여러 채의 건물로 구성되어 있지만 대부분 스님들과 그곳에 머무는 불자들을 위한 공간으로

관광객들의 출입이 제한된 곳이 많았다.

하지만 여유롭고, 장사 냄새가 없어서인지 삐딱한 마음은 들지 않았다.

 

 

 

 

법회가 진행중인 대웅전...

주지스님의 목소리가 정말 좋았다.

방정맞지 않은 목탁소리도....

 

 

송광사의 공양간 가는 길.

금강산도 식후경이랬으니 좋은 구경 실컷 하고 난 후의 식사는 당연한 일!

 

 

맛있다는 송광사의 점심 공양을 먹기 전 찰칵!

 

 

 

송광사의 장독대.

 

 

계곡물

 

 

 

뜨겁지만 맑은 햇살

 

 

송광사......

가족들과 꼭 한 번 다시 가고 싶은 곳.

깔끔한 고요함이 무척이나 좋던 곳.

 

생각만으로도 마음 속의 고요가 다시 살아나는 곳.

 

정말 정말 정말 좋았다.

92장의 사진을 찍을 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