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5*2>
간만에 본 프랑스 영화였다.
사랑의 결말이 결혼이라면
결혼의 끝은 이혼일까나?
그렇다면 궁극적인 사랑의 결말은 이혼 혹은 이별.......
두말하면 입 아픈 이 사랑의 과정을 되새겨보게 만드는 영화.
제목처럼 영화는 다섯개의 에피소드로 만들어져 있었다.
숫자 2는 아무래도 남녀 주인공 질과 마리옹을 의미하는 듯....
결국 이 다섯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사랑이야기는 두 사람의 이야기이며
두사람의 만들어낸 결과라는 뜻인 듯도 했다.
영화는 둘의 이혼에서부터 착실하게 둘의 첫 시작까지 회귀해 올라갔다.
<박하사탕>의 "나 돌아갈래~"처럼.
가볍게 보려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내게는 이상하게 이 영화가 제법 묵직하게 다가왔다.
모든 현재는 과거에 원인이 있다
는 철학적 명제를 사랑이야기로 보여주는 듯 했다.
마리옹에 대한 사랑이 남아있지만 결국 폭력과 악다구니로 밖에는 표현하지 못하는 질과
아직 끝이라는 종지부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마리옹의 뒤돌아보지 않는 결심은
결국 그들의 과거, 어느 한 순간에서부터 시작되었다.
4년을 사귀던 애인보다 마리옹이 더 끌리게 되었던 그 순간부터
헤어진 애인에 대해 이미 다 끝난 일, 이라던 마리옹의 그 말에서부터
어쩌면 그들의 끝은 정해져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가볍자면 가볍게
좀 더 무게감있게 보자면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은 영화.
질과 결별 후 엘레베이터를 향해 걷던 마리옹의 기운없는 발걸음에
음악은 아주 경쾌하게 흘렀다.
이별은 새로운 시작을 마련해준다는 듯.
질과 마리옹이 해변가에서 함께 수영을 시작할 때
음악은 슬프게 흘러나온다.
만남은 이별을 마련해준다는 듯.
회자정리 거자필반의 의미를 감성적으로 표현한다면 그러지 않을까.....
아무렇지도 않게 툭툭 연결고리들을 던져내던 영화.
간만에 이런 영화, 반가웠다.